유리기판 공학적 해석과 공급망(Value Chain) 분석

[반도체 심층분석] “플라스틱 기판의 종말” 인텔과 삼성이 유리에 목숨 건 공학적 이유와 공급망(Value Chain) 정밀 분석

1. Intro: 무어의 법칙은 ‘패키징’에서 멈췄다

우리는 지금껏 칩을 **’얼마나 작게 만드느냐(미세공정)’**에 집착했습니다. 하지만 3nm, 2nm로 내려오면서 물리적 한계에 봉착했습니다. 트랜지스터를 아무리 쑤셔 넣어도,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**’다리(패키징)’**가 부실하면 성능은 100% 발휘되지 못합니다.

현재 주력으로 쓰이는 **FC-BGA(Flip-chip Ball Grid Array)**는 플라스틱 코어(Organic Core)를 사용합니다. 하지만 AI 반도체가 거대해지고(Chiplet 구조), 뜨거워지면서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.

바로 **’Warpage(휨 현상)’**입니다.


2. The Engineering Problem: 왜 플라스틱은 안 되는가?

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유기 기판(플라스틱)의 한계는 명확합니다.

  1. CTE Mismatch (열팽창계수 불일치): 실리콘 다이(Die)와 기판(Substrate)은 열을 받을 때 늘어나는 정도가 다릅니다. 이 차이로 인해 칩이 활처럼 휘어버리고, 접합부(Solder Ball)가 떨어져 나갑니다.
  2. 거칠기(Roughness): 플라스틱 표면은 현미경으로 보면 울퉁불퉁합니다. 때문에 초미세 회로(L/S 2/2㎛ 이하)를 그리기 어렵습니다.
  3. Interposer 비용: 현재 HBM과 GPU를 연결할 때 비싼 **’실리콘 인터포저(Silicon Interposer)’**를 씁니다. 하지만 이건 웨이퍼 한 장 크기를 넘을 수 없습니다. (Reticle Limit).

[해결책: Glass Core Substrate] 유리 기판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합니다.

  • 강성(Stiffness): 플라스틱보다 훨씬 딱딱해서 대면적 칩에서도 휘지 않습니다.
  • 평탄도(Flatness): 표면이 거울처럼 매끄러워 미세 패턴 구현이 가능합니다. 중간 단계인 ‘실리콘 인터포저’를 없앨 수 있어 전체 패키징 두께를 25% 줄일 수 있습니다.

3. Key Technology: TGV (Through Glass Via)

유리 기판의 핵심은 **”유리에 구멍 뚫기”**입니다. 전기가 통하는 길을 만들어야 하는데, 유리는 충격을 주면 깨집니다. 그래서 등장한 기술이 **TGV(Through Glass Via)**입니다.

  • 기존 방식(Drilling): 드릴로 뚫으면 유리가 깨집니다.
  • TGV 방식:
    1. 레이저 변성: 레이저를 쏴서 유리의 분자 구조만 바꿔 성질을 변화 시킵니다. (구멍을 뚫는 게 아니라 ‘변질’시키는 것)
    2. 에칭(Etching): 화학 약품(HF 등)을 부으면, 레이저를 맞은 부위만 녹아서 매끈한 구멍이 뚫립니다.
    3. 도금(Plating): 그 구멍에 구리(Cu)를 채워 넣어 전기가 통하게 만듭습니다.

이 공정에서 누구의 레이저 장비를 쓰고, 누구의 식각 기술을 쓰느냐가 투자의 핵심입니다.


4. Value Chain & Stock Pick (옥석 가리기)

단순히 “유리 기판 한다더라”가 아니라, 공정별로 수혜주를 나눠야 합니다.

① 레이저 장비 (The Tool Maker)

가장 중요한 ‘구멍 뚫기’ 장비 싸움입니다.

  • 필옵틱스 (Philoptics, 161580):
    • 기술적 우위: 경쟁사인 독일의 LPKF는 레이저로 유리를 녹이는 방식(Thermal)이라 미세 균열(Crack) 위험이 있습니다. 반면 필옵틱스는 ‘레이저 인듀스드(Laser Induced)’ 방식으로 변성만 시키고 식각으로 뚫기 때문에 크랙이 적고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릅니다.
    • 레퍼런스: 삼성전기, 인텔 등과 긴밀하게 협업 중이며, 이미 장비를 납품한 이력이 있습니다.
비교 항목필옵틱스 (Philoptics) 🇰🇷LPKF (Germany) 🇩🇪
핵심 기술명TGV Laser (Optical System)LIDE (Laser Induced Deep Etching)
가공 방식레이저 변성 + 습식 식각 (동일 원리)레이저 변성 + 습식 식각 (특허 보유)
기술적 강점고속 공정 (High Speed)
자체 광학 설계로 빔 속도 향상
크랙 프리 (Crack-free)
미세 균열 없는 완벽한 품질
차별화 포인트2.5D 검사 기술 통합
(구멍의 상/중/하단을 동시 검사)
원천 특허 & 표준화
(글로벌 표준 기술 지위)
주요 고객사삼성전기, 삼성전자 (국산화 수혜)인텔, 쇼트(Schott), 코닝 등 글로벌
장비 가격상대적 가격 경쟁력 우수 (유지보수 용이)고가 (로열티 및 라이선스 비용 발생)
“독일 장비가 좋지만 비쌉니다. 필옵틱스는 성능은 잡고 가격은 낮춘 ‘가성비’로 삼성의 선택을 받았습니다.”라는 논리로 접근하면 필옵틱스 매수 근거가 훨씬 탄탄해집니다.

② 기판 제조 (The Maker)

실제로 유리를 사다가 기판을 만드는 회사입니다.

  • SKC (자회사 앱솔릭스):
    • 현황: 세계 최초로 미국 조지아주에 유리 기판 전용 공장을 완공했습니다. AMD 등 빅테크와 샘플 테스트 중이며, 가장 앞서 있는 퍼스트 무버입니다.
    • 리스크: 초기 수율(Yield) 잡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. (적자 지속 가능성)
  • 삼성전기 (009150):
    • 현황: 2026년 양산 목표. 후발주자지만, 삼성전자/인텔이라는 확실한 캡티브(Captive) 마켓이 있습니다. MLCC 기술을 응용하여 유리 기판 내에 커패시터를 내장하는 기술은 삼성전기가 세계 최고입니다.

③ 식각 및 소재 (The Enabler)

  • 켐트로닉스 (089010):
    • 레이저로 변성된 유리를 깎아내는(Etching) 기술을 보유했습니다. 삼성전기의 핵심 파트너사로 거론됩니다.
  • 와이씨켐 (112290):
    • 유리 기판용 특수 코팅제(Stripper, Developer)를 개발하여 양산 테스트 중입니다.


5. Critical Risk (투자 전 필독)

이 기술이 ‘장미빛 미래’만 있는 건 아닙니다. 리스크를 알아야 버팁니다.

  1. 깨짐(Brittleness): 제조 공정 중에 유리가 깨지면 라인 전체가 섭니다. 이송 장비와 핸들링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않습니다.
  2. 표준의 부재: 아직 패널 사이즈가 규격화되지 않았습니다. (510mm x 515mm가 유력하지만 확정 아님). 표준이 정해지기 전까진 대규모 투자가 망설여질 수 있습니다.
  3. 가격: 초기 유리 기판은 유기 기판 대비 3~4배 비쌀 것으로 예상됩니다. 하이엔드 AI 서버용이 아니면 도입이 어렵습니다.


6. Conclusion: 2026년의 주도주를 선점하라

HBM이 2023~2024년을 지배했다면, 유리 기판은 2026~2027년의 주인공입니다.

지금은 ‘기대감’으로 오르지만, 조만간 **’수주 공시’**가 뜨는 시점이 옵니다.

댓글 남기기